라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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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포츠중계

 않잖아.
마셔도 마셔도 오히려 의식은 또렷하게 깨어날 뿐.
내일은 어떻게 될까?
어디까지 가는 걸까?
북쪽에 뭐가 있다는 거지?
가면 뭐가 기다리고 있나?
기다리는 것 따윈 없잖아…
고작해야 영화 이야기다. 유치하기만 한.
치이이이. 텔레비전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뱉어내고 있다.
그는 모든 방송이 끝나고 이지러지고 있는 화면을 그냥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대로 계
속 쳐다보고 있으면 뭔가가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임시 뉴스로 “이건 농담입니다.
어서 집에 돌아갑시다.”하고 칠대삼 가르마의 아나운서가 심각한 얼굴로 말할지도 모른다.
치이이이.
그러고 보니 중학교 때 체육 교사가 보건 수업 중에 계기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
지만 갑자기 이상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너희들 알고 있냐? 밤중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방송이 전부 끝나고 치이이익 하면서
모래폭풍처럼 화면이 찌그러지잖아. 그런데 말이다. 그걸 계속 보고 있으면 엄청나게 야한
방송이 시작된다?’
그런 말을 체육 교사는 엄청나게 진지한 얼굴로 했다. 물론 반 아이들은 모두 폭소를 터
뜨렸다. 그도 웃었다. ‘그럴 리 없잖아.’하고. 하지만 어쩌면 사실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확인 같은 건 하지 않지만.
왜냐면 졸리잖아.
다음날. -그 녀석이 학교에 지각을 했다. 그와 맞먹을 만큼 머리도 나쁘고 걸핏하면 싸움
질을 하던 녀석이었지만 어째서인지 학교는 무지각, 무결석. 그런 녀석이 기똥차게 지각을
했다. 이유는 단순한 늦잠이었다. 그 녀석은 그에게만 살짝 귓속말을 했다.
‘어제 말이야, 텔레비전을 계속 보고 있었어. 화면에서 모래폭풍이 불어도 줄곧 보고 있었
거든? 그랬더니-.’
그랬더니?
‘아무것도 안 나오더라. 뻥 쳤어, 그 자식.’
그 녀석은 그런 말을 진지한 얼굴로 했다.
다른 아이들은 거짓말이라며 확인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데. 그 녀석은 어느 의미로 용
사였고 진짜 바보였다.
바보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있었습니다.
정직하고 열정적인 성격으로 그가 처음으로 사귄 단 하나의 절친한 친구였다.
사라졌지만.
나를 두고.
어디에 갔을까. 잘 지내고 있을까…
치이이이.
어쩐지. 춥다 했더니.
이 떨림도 그 탓이다.
떨리는 손도 그 탓이다.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우우웅.
치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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