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분데스리가

분데스리가

가슴에 녹아들 듯 스며들어간다.
‘어느 아침 나는 서 있었네.
저편의 바다에 서 있었네.
그대와 있는 꿈을 꾸었는데
잘 기억나지 않아.
파도 소리는 그대를 닮아서
그리운 해외축구중계 마음이 가득 차올라.
바람을 맞으며 노래를 떠올렸네.
이 바다처럼 맑고 시린 노래.
내가 만든 그대에게 주는 선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
스테레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면서 그는 생각했다 야구중계.
여고생이 즐겨 듣는 음악으로는 상당히 깊은 맛이 있다. 휴대용 플레이어에 넣어서 다닌
다는 것은 그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 그리고 혼자 조용히 이어폰에서 흘
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그녀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언뜻 보면 완전히 요즘 아이처럼 하고 다니는데 옛날 영화를 알고 있지를 않나, 안 어울
릴 것 같은 음악을 좋아하지를 않나. 미아를 잘 알 수 없었다.
뭐 죽여달라고 말한 시점에서 이미 이해의 임계점을 가뿐히 돌파해버렸지만.
그 뒤 두 번 정도 화장실 휴식이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밤이 되었다.
이런 일로 겨울의 해가 짧다는 것을 실감한다.
줄곧 겨울과 함께였는데 마치 처음으로 겨울에 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늘도 러브호텔에서 묵었다.
미아는 역시나 방에 들어가자마자 욕실로 직행했다. 그리고 학교 지정의 체조복을 입고
나오더니 에이트에게 샤워하지 않을 거냐고 물었다.
“아니…, 됐어.”
에이트는 그냥 대답했지만 미아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찡그렸다.
“냄새 안 나? 아니, 그것보다 난 남새 나는 사람 손에 죽는 거 싫은데?”
그는 짜증이 났다. 냄새 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은 아니다.
“거, 되게 시끄럽네. 알았어. 하면 될 거 아냐, 하면. 물이든 피보라든 뒤집어써주마.”
단숨에 지껄이고 에이트는 일어섰다.
“왜 화내는 거야?”
“화 안 났어.”
“화내고 있잖아.”
“시끄럽다고 했지!”
그 이상의 대화를 거부하듯이 그는 욕실에 들어갔다.
“…”
미아도 그의 등에 대고 아무 말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욕실에서 나온 에이트.
“우옷?!”
그는 어벙한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갑자기 방 안이 캄캄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서 조명이 꺼지고 작게 소리를 내
는 텔레비전의 불빛만이 어렴풋이 방을 비추고 있었다.
감금당애 있었을 때의 일이 생각나면서 묶인 손발의 아픔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하지
만 그것도 어둠에 눈이 익숙해짐에 따라 곧 느끼지 않게 되었다.
미아는 침대에 모로 누워 있었다. 자고 있는지 깨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무릎을 끌어안고 웅크린 채 플레이어에서 길게 뻗어나온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
다.
텔레비전에 비치는 잘 모를 심야 지방 프로그램은 성인 코너로 돌입했는지 처음 보는 젊
은 연예인이 나와 요상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재미없어.’
우-웅. 에어컨이 열품을 뿜어내는 소리가 서서히 그에게 밀어닥치는 것 같아서 묘한 압
박감을 느꼈다. 비치된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들고 오늘도 소파에 걸터앉았다.
맥주가 맛없다.
이런 맛이었나?
목그멍이 아프다.
숨을 쉴 수 없게 된 건가?
설마.
나 뭘 하고 있었더라?
뭘 해야 하는 거였지?
아아, 맥주가 더럽게 맛없다.
이렇게 맛이 썼던가?
처음부터 이랬나?
지금까지 이런 걸 마시고 있었던 건가.
두 개째의 맥주에 손을 뻗었다.
역시 맛없었다.
세 개째도, 네 개째도, 느끼는 것은 똑같았다.
아-, 진짜 맛없네.
왜 이런 걸 마시고 있는 걸까?
전혀 취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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