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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그렇잖아? 왜냐면 두 사람은 행복해 보였으니까.”
“그래서 해피엔딩이라고? 그거 이상하지 않아?”
“왜?”

“둘 다 죽었잖아. 그래, 두 사람은 분명히 웃고 있었고 그걸로 만족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남은 사람들은, 남겨지고 만 사람들은?” 야구중계
그는 화가 나는 동시에 슬픔을 떠올리고 있었다.
“남겨지는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죽은 그 녀석들은 괜찮을지 몰라도 남은
쪽은 그렇지 않잖아. 이건 완전히- 배드 엔딩이잖아.
미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눈을 살작 내리깔고 젖은 머리를 손으로 몇 번인가
쓰다듬는 동작을 할 뿐.
그 모습이 가슴 저리게 애틋해 보여서 그는 실수했다고 조금 반성하고 갑자기 너스레를
떨기 시작했다.
“뭐, 이건 프리미어리그 내가 불행의 별 아래에서 태어나서 수많은 불행 전설을 남겼기 때문이지만!
예를 들자면 말이야, 회전 초밥집에서 100엔 접시인 줄 알고 집어먹은 새우가 300엔짜리
새우였다거나. 아-. 그땐 정말 말도 아니었다니까… 하아~. 뭐, 이런 식으로 살다 보면…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게 된달까, 뭐랄까. 무료중계 서글픈 일이야.”
지금 무슨 엉뚱한 말을 하고 있는 거냐, 나…
에이트는 자기가 말해놓고 시무룩해졌지만 미아는 “풋!”하고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웃어
주었다.
그도 “아하하하!” 하고 뻣뻣한 웃음을 떠올리면서도 안도했다.
왠지 그녀가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려봤자 어떻게 할 길도 없다. 미아의 나이는 묻지 않았지만 에이트와는 열 살
가까이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런 아이의 마음이나 감가을 이해하라고 해고 상당한 무리가 있
었다. 울면 어떻게 해줄 방도가 없다.
여고생을 달래는 방법 같은건 모르니까.
그녀는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
“그럴지도.”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말이 에이트가 불행의 별 아래에 태어났다는 것을 긍정하는 의미인지,아니면 해피엔딩
이 아니었다는 것을 긍정하는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그는 둘 다로 받아들였다.
내일-벌써 오늘이 되었지만-은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가능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미아가 말을 꺼내서 시작한 일이지만 뭔가 마침내 본격적으로 도
망자다운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회전침대로.
그는 물론 소파로.
이불에 들어가고 나서도 미아는 한동안 침대를 빙글빙글 돌리거나 야릇한 조명을 꼈다 껐
다 하면서 꺄아꺄아 하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이윽고 조용해졌다.
잠이 든다.
그녀가 불쑥 꺼낸 말이 어쩐지 기억에 남았다.
“…사신…, 올까…? 오면 좋겠는데…”
오지 않아. 그런거.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그는 소파위에서 무릎과 권총을 끌어 안은 채 아침을 맞이했다.
이른 아침. 차는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허둥거릴 뿐이었던 왼쪽 운전대에도 이제 완
전히 익숙해졌다.
두 사람은 더욱 북쪽을 향해 나아갔다.
오로지 북쪽만을 향해 나아갔다. 줄곧 바다를 끼고 달렸다.
그녀가 그렇게 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은 바다뿐이지만 풍경은 변함없는 듯하면서 조금씩 변해갔다.
하얀 눈이 여기저기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상당히 북상한 것 같았다.
도중에 미아가 심심하니까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가자고 말을 꺼냈다. 그러고는 에이트가
뭐라고 대답을 하기도 전에 갖고 있던 휴대용 플레이어와 카스테레오를 척척 연결했다.
곧바로 재생이 시작되고 스피커에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흐-음-. 그는 무심코 히죽 웃고 말았다. 제법 괜찮은 선곡이었기 때문이다. 여고생이 이
런 노래를 듣다니. 미아라면 힙합 같은 노래나 들을 줄 알았는데…
아아, 그렇다.
이건 그 영화에 나왔던 곡이다.
얼어죽게 촌스러운 그 영화의 배경음악. 하지만 그 영화가 인상적인 것은 이 곡 탓도 있
었다.
에이트는 밴드에서 펑크를 하고 있지만 펑크만 듣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장
르에 손을 대왔다. 그냥 음악이 좋아서…
이 곡은 마찬가지로 20년도 더 지난 옛날 노래였다. 어느 젊은 기타리스트가 밴드 활동으
로 인기를 얻기 전에 발표한 솔로 앨범에 담겼던 한 곡. 이 곡도 그렇지만 앨범 전체를 통
해서 그 자신의 기타와 노래, 피아노, 그리고 가끔 들어가는 색소폰이 전부라는 단순한 곡
들. 마치 일상을 한 장면 한 장면으로 새기듯이 담담히, 하지만 뚜렷이 표출하며 음악은 흘
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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